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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촌지’ 무섭다고 ‘스승의 날’ 휴교해서야 (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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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사무국장 작성일06-04-18 00:00 조회3,412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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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촌지’ 무섭다고 ‘스승의 날’ 휴교해서야
입력: 2006년 04월 17일 18:01:39 : 10 : 4

서울지역 초·중·고 교장협의회가 올해부터 스승의 날인 5월15일을 자율 휴업일로 결정했다고 한다. 협의회의 결정은 강제성은 없다지만 지난해에도 스승의 날에 휴교한 적이 있는 만큼 올해에는 문을 닫는 학교가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교사들에게는 교직에 대한 보람과 긍지를 느끼게 하고, 학교 밖에서는 교권 존중의 사회적 인식을 드높이기 위해 제정된 스승의 날에 굳게 닫힌 교문을 떠올려야 하는 우리의 마음은 착잡하다. 매년 스승의 날이 돌아올 때마다 ‘촌지’ 문제가 부각되면서 교권이 추락하는 것을 목격해왔던 교육계가 아예 휴교 조처를 내릴 수밖에 없었던 사정은 충분히 이해할 만하다.

아무리 그렇더라도 스승의 날에 학교 문을 닫아거는 것이 합리적이거나 바람직한 모습으로 비치지는 않는다. 촌지 등의 부작용이 있다면 그것을 최소화하거나 극복할 수 있는 방안은 무엇인지, 스승의 날 본연의 취지를 살리고 사제(師弟)의 정을 돈독히 할 수 있는 행사는 어떤 것이 있는지 등을 진지하게 논의한 뒤 그것을 실행에 옮길 수도 있었다고 본다. 촌지 문제 때문에 학교 문을 닫는 것은 부대 내에서 갖가지 사고가 빈발한다고 해서 국군의 날을 없애는 것과 마찬가지가 아닌가. 스승의 날을 방학 중인 2월 등으로 옮기자는 주장도 크게 보면 편의주의적 발상에 지나지 않는다.

누가 뭐래도 교육의 중심축은 교사들이다. 교사들이 자신들의 생일이자 정체성을 확인할 수 있는 스승의 날을 이런 저런 이유로 피해가서는 안된다. 교사들이 앞장서서 거듭 이날의 본뜻을 되새기고 교육과 교권의 중요성을 드높여야 할 것이다. 교장협의회의 결정과 관계없이 교문을 활짝 열고 교사들의 노고를 기리는 학교가 많았으면 한다. 전교조와 교총 등 교원단체들도 ‘교문 여는 스승의 날’에 대해 진지한 고민을 해주길 주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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